음악을 마시다

Beethoven Symphony No.9 - Hugh Wolff. hr-musik.de

archive 2008 2008. 10. 12. 22:55 by 음악을 마시다


정말이지 연락 잘 안하는 쥑일 놈같은 친구 한 명이 뜬금없이 오늘 전화를 했다.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녀석이 요즘 '베토벤 바이러스'는 꼭 본다면서 나도 보느냐고 묻는다. 허허이~ 정말 '베바'가 인기있긴 있나보다. 이 놈 입에서 이 드라마 제목 나오는거 보니.. 그러면서 요즘 클래식이 좀 땡긴다나 뭐라나...

전화기 붙들고 쓰잘데기 없는 이야기로 보낸 시간 5분. 이 인간이 한 말의 요지는 '합창 교향곡' 구워서 하나 보내라... -_-;;  녹초가 돼서 뻗어있는 형님한테 전화해서 CD를 복사해 달라니!  -_-+

암튼 베토벤 바이러스, 강마에가 요즘 화젠가 보다. 하기야 남자인 내가 봐도 강마에 매력있다. 특히 9회 때던가... "두루미히~! 됐지? 이제 울지마!" 할 때, '오~ 멋진 놈!' 했었으니까.




요 장면. 저 표정 봐라~ ㅋㅋ

우쨌거나, 겸사 겸사 간만에 합창 교향곡을 꺼내 들었다. 제일 최근에 (그래봐야 6개월도 더 됐다) 듣게 된 음반으로, 아직 우리나라엔 수입되지 않았다.




음악 - 교향곡 9번 4악장 중에서. (용량때문에 편집)


독일 헤센 지역 라디오 방송국의 자체 레이블 hr-musik.de라는 곳에서 발매한 음반으로, 파리 출생의 미국 지휘자 Hugh Wolff가 1997~2006년 동안 상임지휘자를 맡았던 hr-Sinfonieorchester (프랑크푸르트 라디오 교향악단)을 이끌고 녹음한 베토벤 교향곡 전집에 포함된 것.

이 베토벤 교향곡 전집의 특징은 (해설지를 보니) 배렌라이터 최신판본 사용, 현악주자 최대 인원수 52명, 바이올린 데크는 좌우 분리, 내추럴 호른 및 트럼펫, 크기가 작은 팀파니 사용, 현의 비브라토 줄임 등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다른 교향곡들은 아직 (-_-) 제대로 못들어 봤고, 합창 교향곡의 경우 상당히 내 마음에 드는데, 쌈빡(?)하다고 해야 하나? '가려운 곳을 삭삭 긁어주는'.. 뭐 그런 좋은 느낌을 가지고 있다. 얼렁 팔자 좀 편해져서 다른 곡들도 마음편히 들어볼 수 있음 좋겠다.

2005년 6월 16/17일 Alte Oper Frankfurt에서의 실황 녹음. 연주장의 울림도 잘 살려진 음질도 아주 만족스럽다. 





(박스 세트 표지) ^^


                                                - 성악진 -

                                        Melanie Diener (soprano)
                                        Nathalie Stutzman (alto)
                                        Jorma Silvasti (tenor)
                                        Dietrich Henschel (bass)
                                        Chor des Bayerischen Rundfunks
                                        NDR Ch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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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보름 정도 동안 들은 음악들을 보면 거의가 다 암울한 것들 뿐.
계절의 변화 때문인지, 가볍지 않은 마음 상태 때문인지...

한껏 어지러져 있던 책상 주위를 정리하면서
CD장에 넣기 전에 한 번 더 들어본다.

비창 교향곡을 참 좋아해서 나름 여러 음반들을 사서 들었다.

중학생 시절, 성음에서 발매한 카세트에 인쇄된 그 멋진 그림 덕분에 알게 된 므라빈스키를 시작으로 카라얀, 무티, 푸르트벵글러, 켐페, 페도세예프, 콘드라신, 플레트녜프, 스베틀라노프, 게르기예프, 첼리비다케, 마르케비치, 프라차이, 번스타인, 반트 등등.

하지만 내가 결코 잊지 못하는 것은 예전에 페도세예프가 모스크바 라디오 방송 교향악단 (차이코프스키 오케스트라)를 이끌고 내한, 세종 문화회관에서의 연주이다.
오리지널 텍스트를 사용한 이 날 연주는 내게 뭐라 표현하기 힘든 감동을 주었는데,
(안단테 템포의 4악장 연주가 기존의 아다지오 템포가 주는 무거운 비장감에 익숙해 있던 청중이나 비평가들에게는 크게 어필하지 못했던 것으로 기억된다)
이미 오리지널 텍스트를 이용한 이들의 연주가 담긴 음반이 일본 Victor 레이블로 발매된 적이 있다는 걸 알게 되어 열심히 찾아다녔다.

운좋게 그 음반을 구하게 된 날, 4악장이 끝나자 누나가 말했다. "찬란한 슬픔이다."

음반을 들으면 대게는 감상의 촛점이 지휘자나 그 악단에 맞추어졌었는데, 
반트의 음반을 듣고 나서는 '곡이, 비창 교향곡 자체가 정말이지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었다. 오랜 세월 동안 여러 음반들을 수없이 들었었는데, 이런 생각이 든 적은 처음이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음반에는 4악장이 'Adagio lamentoso; Andante'로 표기되어 있지만, 들어보면 예의 페도세예프 연주와 템포가 비슷하다. 반트는 생전에 가능한 한 원전판본을 고집했다고 들었으나, 이 비창 교향곡 연주에서도 그러했는지는 모르겠다.

한 가지 분명한 점은 반트의 통찰력은 오스트로-게르만 레퍼토리에만 국한되지 않았다는 것. 그의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5번과 6번은 그 어느 지휘자보다도 악보 앞에서 준엄했던, 음악이라는 용광로 속에 자신을 그 누구보다도 완전 연소시켰던 지휘자가 귄터 반트였다는 것을 극명하게 들려준다.
 
모처럼 맑은 날, 대륙의 겨울 바람에 눈물이 흩날리는...
누나가 말했던 '찬란한 슬픔'은 그런 느낌이 아니었을까?
  



일본 BMG 발매 음반 (2CDs. 24Bit/96KHz 리마스터링)

음악 : 차이코프스키 교향곡 6번 '비창' - 4악장


 

내가 반트의 비창 교향곡 음반을 구하려고 했을 때에는 이미 구하기가 쉽지 않아 할 수 없이 일본 HMV에서 저 음반을 사게 되었던 것. (덩달아 다른 2세트로 같이 샀다. -_-;; )

아래는 원래의 음반 표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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